한국사회

전국 모든 역과 열차가 '이것'으로 도배된다... 코레일 9월 한 달간 '총력전' 선포

 수많은 사람들의 만남과 헤어짐이 교차하는 공간, 기차역이 절망의 끝에 선 이들에게 희망의 손길을 내미는 '생명의 플랫폼'으로 거듭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9월 '자살 예방의 달'을 맞아, 단순한 교통 인프라를 넘어 국민의 마음을 보듬는 사회적 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선언했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손잡고, 전국 철도망을 활용한 대대적인 '생명존중 희망캠페인'에 돌입한 것이다.

 

그 시작은 지난 11일, 하루에도 수십만 명의 발길이 오가는 서울의 심장부 용산역에서 열렸다. 코레일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자살예방 박람회'를 개최하며, 분주한 일상에 쫓기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했다. 이곳에 마련된 홍보부스는 딱딱한 정책 설명에서 벗어나, '생명지킴이'의 역할과 위기 상황 시 누구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상담 전화 '109'의 의미를 쉽고 친근하게 알리는 데 집중했다. 특히,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자살예방 실천 메시지 게임'과 SNS 이벤트는 '생명 존중'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 가치를 스스로 되새기게 하는 성공적인 창구 역할을 했다.

 

코레일의 이번 캠페인이 주목받는 이유는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자사가 보유한 전국적인 철도 인프라를 전방위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 있다. 이는 '찾아가는 심리상담소' 운영 계획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전국 53개 주요 기차역에 지역정신건강센터와 연계한 상담 부스를 설치, 심리적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전문 기관 방문을 망설이는 이들의 문턱을 대폭 낮췄다. 이곳에서는 간단한 기초선별검사는 물론, 과학적인 뇌파검사와 전문가 초기 상담까지 원스톱으로 제공된다. 바쁜 출퇴근길, 혹은 여행길에 잠시 들러 자신의 마음 상태를 점검하고 전문적인 치유의 첫발을 내디딜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나아가, 코레일은 지역사회와 더욱 긴밀하게 결합하는 '생명존중 안심마을' 사업에도 적극 참여한다. 이는 단순히 장소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자살 다빈도 장소에 대한 공동 점검, 임직원 및 지역 주민 대상 자살예방교육,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캠페인 홍보를 돕는 등 보다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또한, 오는 15일까지는 수도권 전동열차와 전국 기차역의 모든 전광판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통로가 된다. 무심코 스쳐 지나가던 영상 장치에서 송출되는 짧은 자살예방 영상은, 단 한 사람에게라도 결정적인 순간에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작은 위로와 희망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담고 있다.

 

홍승표 코레일 안전기술총괄본부장은 "자살은 더 이상 한 개인의 고통으로 치부할 수 없는,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라고 강조하며, "국민의 발이 되어온 코레일이 이제는 국민의 마음까지 보듬는 든든한 동반자로서, 유관기관과 함께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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