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장에 들어선 관객들이 의자가 아닌 돗자리에 앉아 무언가를 막연히 기다리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예술이 된다. 세종문화회관의 실험적 시즌인 ‘싱크 넥스트 26’을 통해 무대에 오르는 연극 ‘개기일식 기다리기’는 극장의 존재 이유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창작집단 음이온과 백남준아트센터가 손잡고 제작한 이 작품은 375년 만에 찾아오는 우주적 현상을 관객과 배우가 함께 기다린다는 독특한 설정을 바탕으로 한다. 3시간이라는 긴 러

2026년 상반기 독자들의 마음을 가장 많이 사로잡은 책은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소설이었다. 독서 플랫폼 밀리의서재가 발표한 상반기 독서 결산 데이터에 따르면, 앤디 위어의 소설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이용자들이 자신의 서재에 가장 많이 담은 도서 1위에 올랐다. 영화 개봉에 따른 미디어 효과가 독서 수요로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그 뒤를 이어 김애란의 '안녕이라 그랬어'와 조현선의 '나의 완벽한 장례식'이 각

근대 문학의 고전이 흙의 질감을 빌려 현대적인 조형물로 다시 태어났다. 도예가 박상준은 김기림의 시 '바다와 나비'를 모티프로 삼아, 냉혹한 현실에 부딪힌 순수한 존재들의 애환과 회복을 다룬 개인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텍스트 속에 머물던 흰나비의 비행을 입체적인 도자 예술로 끌어내어, 관객들에게 시각적 은유를 넘어선 정서적 위안을 전달한다. 작가는 원작의 비극적 정조에 머물지 않고 그 너머의 생존과 휴식에 초점을 맞췄다.전시

언어의 장벽을 넘어선 예술의 힘이 프랑스 아비뇽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세계 최고의 공연예술 축제인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소리꾼 이자람은 판소리 특유의 흡입력으로 현지 관객들을 단숨에 매료시켰다. 이자람은 공연 전 관객들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재치 있는 입담으로 분위기를 주도했으며, 부채 하나와 몸짓만으로 말의 움직임을 실감 나게 묘사해 객석의 환호를 끌어냈다. 자막 없이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현지 관객들의 찬사는 우리 전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