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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반의 충격 패배, 트럼프 어쩌나

 16년간 헝가리를 통치해 온 '유럽의 트럼프'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총선에서 예상 밖의 참패를 당하며 권좌에서 물러났다. 페테르 마자르가 이끄는 중도우파 성향의 신생 정당 티서(TISZA)는 집권당에 유리한 선거구 조정과 언론 통제 환경 속에서도 의회 전체 의석의 과반을 훌쩍 넘는 압승을 거두며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오르반 총리는 선거 결과를 즉시 인정하며 패배를 선언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유럽 내 핵심 동맹인 오르반의 승리를 위해 부통령과 국무장관까지 파견하며 총력 지원에 나섰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상당한 정치적 타격이 될 전망이다.

 


오르반 총리는 극우 국수주의와 포퓰리즘을 기반으로 장기 집권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운동과 이념적 궤를 같이하는 인물로 평가받아왔다. 이 때문에 외신들은 헝가리 총선의 또 다른 패배자는 트럼프의 백악관이며, 미국의 해외 선거 개입이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오르반 정권의 갑작스러운 붕괴 배경에는 '이란 전쟁'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16년간 이어진 권위주의 통치와 경제난에도 정권을 유지해왔지만, 지난 2월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심화된 에너지 위기와 사회적 혼란이 결국 헝가리 국민들의 정권 교체 요구에 불을 지폈다.

 


오르반의 패배는 이념적 지도자를 앞세운 선거 전략의 한계를 드러내며,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보수 진영 전반에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41.5%까지 하락했으며, 미국 내에서는 그의 정책에 반대하는 '왕은 필요 없다(No Kings)'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맷 슐랩 미국 보수주의연합 회장조차 이번 헝가리 총선 결과에 대해 "민주주의에는 왕이 없으며, 최종 결정은 국민이 내리는 것"이라며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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