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경제

"없어서 못 판다" 아이오닉5, 美 판매 톱3

 현대자동차의 주력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 5가 미국 시장에서 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인 캐즘을 정면으로 돌파하며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현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아이오닉 5는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만 총 2만 730대가 판매되며 테슬라 모델 Y와 모델 3에 이어 전체 전기차 부문 판매 3위에 올랐다. 이는 테슬라를 제외한 모든 브랜드 중 가장 높은 판매량으로, 지난해 5위였던 순위를 두 계단이나 끌어올린 결과다. 경쟁 모델인 포드 머스탱 마하-E나 쉐보레 이쿼녹스 EV가 40% 이상의 판매 급감을 겪으며 고전하는 사이, 아이오닉 5는 홀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러한 흥행의 비결로는 현지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반영한 상품성 개선이 첫손에 꼽힌다. 현대차는 북미 충전 표준인 NACS 포트를 기본 탑재해 테슬라의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했으며, 그간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후방 와이퍼를 추가하는 등 세심한 변화를 꾀했다. 여기에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춘 점도 주효했다. 미국산 전기차에 대한 신뢰도 상승과 사후 관리 기대감이 실질적인 구매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화려한 판매 실적 뒤에는 '공급 부족'이라는 뜻밖의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 아이오닉 5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현지 딜러망에서는 재고가 바닥나 차를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품귀 현상의 기저에는 지난 3월부터 가시화된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관세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 관세 인상과 정책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입 의존도가 높은 타 브랜드들이 공급망 차질을 빚는 사이, 현지 생산 비중을 높인 현대차로 수요가 급격히 쏠리면서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 전반이 세액공제 혜택 종료와 경기 침체 여파로 하향 국면에 접어든 점을 고려하면 아이오닉 5의 성과는 더욱 값지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미국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27.3%, 20.5% 감소하며 조정기를 거치고 있다. 이처럼 시장 파이가 줄어드는 악조건 속에서도 현대차가 점유율을 확대한 것은 보조금 혜택을 넘어서는 제품 자체의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히 보조금 유무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주행 성능과 편의 사양 등 실질적인 가치를 따져 아이오닉 5를 선택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가 현대차의 글로벌 전기차 전략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 전쟁과 보조금 철폐라는 거친 파고 속에서 얻어낸 결과인 만큼, 향후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의 수급 불일치 현상은 시장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폭발적인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는 물류 라인의 안정화와 생산 효율성 극대화가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결국 현대차의 과제는 수익성을 유지하면서도 공급량을 얼마나 신속하게 늘릴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하반기에도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와 대선 정국에 따른 정책 변화 등 변수가 산재해 있지만, 아이오닉 5가 구축한 강력한 브랜드 파워는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전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서도 현대차가 보여준 위기 돌파 능력이 향후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 싸움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