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경제

와우 멤버십 '해지 늪' 탈출…네이버·컬리보다 쉬워졌다

 그동안 '해지하기 어려운 앱'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쿠팡이 정부 당국의 압박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쿠팡은 12일, 자사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의 해지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개미지옥', '해지 늪' 등으로 불리며 원성을 샀던 복잡한 과정을 과감히 걷어내고, 단 두 번의 클릭만으로 멤버십을 해지할 수 있도록 변경한 것이다. 이는 그동안 이용자들의 편의는 외면한 채 해지를 어렵게 만들어 가입자를 묶어두려 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쿠팡이 소비자 친화적인 방향으로 중대한 정책 전환을 이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과거 쿠팡의 멤버십 해지 과정은 이용자들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수준이었다. 해지를 시도하는 고객은 '내가 받고 있는 혜택 포기하기', '와우 전용 할인쿠폰 포기하기' 등 해지를 만류하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으며, 마지막에는 탈퇴 이유를 묻는 설문조사까지 응해야만 했다. 최초 6단계에 달했던 이 복잡한 과정은 최근 4단계로 한 차례 축소되었으나, 여전히 불필요하게 복잡하고 번거롭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다크 넛지(dark nudge)' 전략은 소비자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고, 결국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비롯한 정부 당국이 직접 나서 부적절하다는 공식적인 지적을 하기에 이르렀다.

 


정부의 경고등이 켜지자 쿠팡은 마침내 전향적인 조치를 내놓았다. 오늘부터 변경된 새로운 해지 절차는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다. 쿠팡 앱의 '마이 쿠팡' 페이지에서 '설정'으로 이동한 뒤, '와우 멤버십' 화면에서 '해지하기' 버튼을 누르고, 다음 화면에서 '해지 신청 완료하기'를 한 번 더 누르면 모든 과정이 끝난다. 과거처럼 고객을 붙잡기 위한 어떠한 회유나 불필요한 질문 과정도 없다. 이는 네이버나 컬리 등 경쟁 관계에 있는 동종 업계의 해지 절차와 비교해도 훨씬 간편하거나 유사한 수준으로, 쿠팡이 마침내 업계의 표준적인 소비자 권리 보장 수준을 맞추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해지 절차 하나가 바뀐 것을 넘어, 기업의 운영 철학이 소비자를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한편, 쿠팡은 멤버십 가입 후 서비스를 전혀 이용하지 않은 고객에 대해서는 가입 기간에 상관없이 즉시 해지 및 결제 금액 전액 환불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와우 멤버십과 별개로 운영되는 '쿠팡플레이 스포츠 패스'의 경우, 쿠팡 앱이 아닌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직접 구독을 해지해야 하므로 이용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변화를 계기로 소비자의 권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건강한 시장 경쟁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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