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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빼고 다 오른다"…커피값 7.6% 폭등, 3달째 비명 지르는 수입 물가

 고유가와 고환율이라는 이중고가 계속되면서 우리나라의 수입물가가 석 달 연속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25년 9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오르며 지난 7월부터 이어진 오름세를 꺾지 못했다. 9월 평균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서고, 원/달러 환율 역시 1,390원대 초반까지 오르며 수입품의 원화 환산 가격을 밀어 올린 것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는 국내 소비자물가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가뜩이나 무거운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가격 상승의 여파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원유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천연가스(LNG) 가격이 내리면서 전체 원재료 수입 가격은 소폭 하락했지만, 기업의 생산 비용과 직결되는 중간재와 소비재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특히 석탄·석유제품, 1차 금속제품 등 중간재가 0.5% 상승하며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했고, 우리 식탁과 밀접한 커피(7.6%)와 신선수산물(3.4%) 가격이 큰 폭으로 뛰어오른 점이 눈에 띈다. 이는 기업의 생산 비용 증가는 물론, 일상생활 속에서 개인이 체감하는 물가를 직접적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입 물가 상승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수출은 양적으로 크게 선전하며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9월 수출물가지수 역시 전월보다 0.6% 오르며 석 달째 상승 흐름을 보였고, 무엇보다 수출 물량이 전년 같은 달보다 14.4%나 급증하며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세가 굳건히 이어지는 가운데 화학제품과 자동차의 수출 물량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수입 역시 반도체 장비, 컴퓨터 주변기기 등을 중심으로 물량이 13.7% 늘어나면서 3년 1개월 만에 최고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교역 규모 자체가 활발하게 확대되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더욱 고무적인 신호는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교역 조건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출 상품 한 단위 가격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무려 2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수출 가격(-2.1%)보다 수입 가격(-5.2%)이 더 큰 폭으로 하락한 덕분으로, 해외에 물건을 팔아 더 많은 이득을 남겼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여기에 수출 물량까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실질적인 구매력을 보여주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년 전보다 18.1%나 급등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10월 들어 국제유가는 하락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다시 오르는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앞으로의 추이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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