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경제

애플 WWDC 2026, AI는 '역대급' 하드웨어는 '침묵'

 애플이 9일 새벽 막을 올린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 2026)에서 차세대 운영체제인 'iOS 27'과 한층 진화한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공개하며 소프트웨어 혁신의 정점을 찍었다. 이번 행사에서 애플은 사용자 맞춤형 지능형 비서로 거듭난 시리(Siri)를 필두로 생태계 전반에 걸친 인공지능 통합을 선언했다. 하지만 전 세계 개발자와 투자자들이 그토록 기다렸던 폴더블 아이폰이나 스마트 안경 등 새로운 하드웨어 폼팩터에 대한 언급은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역대급 축제라는 찬사가 쏟아졌지만, 하드웨어 혁신을 기대했던 시장의 갈증은 오히려 깊어진 모양새다.

 

가장 큰 아쉬움으로 꼽히는 대목은 애플의 첫 폴더블 기기인 '아이폰 울트라'에 대한 침묵이다. 현재 글로벌 폴더블 시장은 삼성전자와 구글 등 안드로이드 진영이 주도권을 쥐고 기술력을 뽐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이번 행사를 통해 폴더블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거나 최소한의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비전 프로' 공개 당시 제품 출시 수개월 전부터 생태계 구축을 위해 티저 영상을 선보였던 전례가 있었기에, 이번 WWDC에서 단 한 장의 슬라이드조차 없었다는 점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공급망을 통해 흘러나온 정보에 따르면 아이폰 울트라는 7.8인치의 대화면 내부 디스플레이와 12GB 램 등 최상위 스펙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존 폴더블폰의 고질적인 문제인 화면 주름을 거의 완벽하게 해결한 하이엔드 기술이 적용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럼에도 애플이 입을 닫은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술적 완성도에 대한 결벽에 가까운 집착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확실한 결과물과 소프트웨어 최적화가 완벽한 궤도에 오를 때까지 철저한 비밀주의를 고수하며 시장에 섣부른 메시지를 던지지 않겠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애플의 이러한 '숨 고르기'는 다음 달 열릴 경쟁사의 행사를 의식한 결과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삼성전자는 오는 7월 '갤럭시 언팩'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폴더블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애플 입장에서는 WWDC라는 소프트웨어 중심 무대에서 하드웨어 카드를 성급하게 꺼내 보이기보다, 삼성의 공세가 한 차례 지나간 뒤 하반기 단독 행사를 통해 파괴력을 극대화하려는 계산을 마쳤을 가능성이 크다. 즉, 소프트웨어로 기초 체력을 다져놓은 뒤 하반기 하드웨어 무대에서 결정타를 날리겠다는 승부수다.

 


루머로만 돌던 스마트 안경 역시 이번 행사에서 별다른 언급 없이 지나갔다. 팀 쿡 CEO는 개막 연설에서 공간 컴퓨팅과 AI의 결합을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는 비전 프로의 시장 안착을 우선시하면서 차세대 안경형 기기의 출시 시점을 2027년 이후로 조율하고 있는 내부 사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WWDC는 애플이 하드웨어 제조사를 넘어 진정한 AI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증명하는 데 모든 화력을 집중한 자리였다.

 

업계에서는 6월의 침묵이 9월의 폭발적인 마케팅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통적으로 하반기 신제품을 공개해온 애플이 7월 삼성의 언팩 직후나 9월 아이폰 18 시리즈 공개 시점을 기점으로 폴더블 기기에 대한 본격적인 티저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AI와 소프트웨어 혁신으로 사용자들을 묶어둔 애플이 올 하반기 베일을 벗을 아이폰 울트라를 통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뒤흔들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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