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러시아 뒤덮은 북한 여공, 40명씩 '조' 단위 투입

 러시아 산업 현장에서 북한 여성 노동자들의 고용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국제사회의 감시망을 피한 북·러 밀착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기업들은 인력 아웃소싱 업체를 통해 북한 여성들을 대규모로 공급받아 식품 제조와 봉제, 농업 등 다양한 경공업 분야에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 내부의 젊은 노동력이 전장으로 유출되자, 그 빈자리를 북한 인력으로 메우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자들의 투입 방식은 매우 조직적이고 폐쇄적인 구조를 띠고 있다. 인력 알선 업체들은 최소 40명을 한 개의 작업조로 구성해 고용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으며, 이들을 개별적으로 분산 배치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또한 고용주는 이들이 외부와 차단된 상태로 생활할 수 있도록 건물 한 층 전체나 별도의 독립된 숙소를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집단 관리 방식은 북한 당국이 노동자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사상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현장에서는 북한 여성 노동자들의 숙련도와 성실함에 대해 높은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식품 가공 분야 중에서도 손이 많이 가는 롤이나 김밥 제조 공정에서 이들의 작업 효율이 뛰어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러시아 기업들의 수요가 몰리고 있다. 모스크바 인근 창고를 기준으로 제시된 이들의 시급은 약 480루블, 우리 돈으로 8천 원 남짓한 수준이다. 이는 러시아 현지 물가와 인력난을 고려할 때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저임금 노동력이다.

 

문제는 이러한 인력 송출이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는 점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17년 결의안을 통해 북한 노동자의 해외 소득 창출을 전면 금지했으며, 회원국들이 이들에게 취업 허가를 내주는 것 또한 차단했다. 북한 정권의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줄을 끊기 위한 조치였으나, 전쟁 수행이 급한 러시아는 이러한 국제적 약속을 사실상 무시하고 있다. 러시아의 노동력 부족이 심화될수록 북한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북한은 이러한 인적 자원 수출과 군사 협력을 통해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챙기고 있다. 최근 경제 분석 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22년부터 현재까지 러시아와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약 220억 달러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 돈으로 30조 원이 넘는 이 자금은 대북 제재로 고립됐던 북한 경제에 숨통을 틔워주는 것은 물론, 김정은 정권의 통치 자금과 무력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알선 시장은 구인·구직 플랫폼을 통해 공공연하게 운영될 만큼 대담해지고 있다. 알선업체들은 북한 인력의 특수성을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며 더 많은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는 실정이다. 국제사회의 제재가 무색하게 현장에서는 북한 노동자들의 망치 소리와 재봉틀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이는 결국 전쟁 장기화와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위험성을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