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국힘, 최악의 시나리오에 당황..김부겸 대구시장 출마 임박

 보수 정치의 심장부로 불리는 대구가 지금 유례없는 선거판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의 대구시장 공천 갈등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역 정가는 그야말로 발칵 뒤집혔다. 민주당이 김 전 총리라는 거물급 인사를 내세워 대구 탈환이라는 승부수를 띄우자 그동안 대구를 안방처럼 여겼던 국민의힘 내부에선 전례 없는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이에 국힘 측 대구시장 후보들은 김 전 총리가 공식적인 출마 선언을 하기도 전부터 파상공세를 퍼부으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SNS와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선거가 역대급 빅매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며 대구 시민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었다. 추 의원은 민주당의 김 전 총리 출마 요청을 강하게 질타하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수년 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경기도 양평에서 전원생활을 즐기던 분을 다시 대구시민 앞에 세우겠다는 민주당의 행태가 두렵지도 않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대구와 경북의 통합은 훼방을 놓으면서 지방선거에서는 대구의 미래를 말하겠다는 민주당의 태도는 출구는 막아놓고 길 안내를 하겠다는 억지와 다름없다며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은퇴를 번복하고 다시 정치판에 발을 들이려는 움직임에 대해 시민들의 냉엄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는 경고였다.

 

 

 

최은석 의원 역시 김 전 총리를 향해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최 의원은 김 전 총리가 출마 선언도 하기 전에 중앙정부와 흥정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적진에서 싸우는 사람이니 실실탄을 두둑하게 챙겨달라는 취지로 보인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대구 시민에 대한 진정성 있는 애정이나 구체적인 정책도 없이 중앙정부가 내놓을 선물 보따리 크기부터 재고 있는 사람이 과연 시장 자격이 있느냐는 지적이다. 최 의원은 진정으로 시장이 되고 싶다면 중앙 권력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책과 신념으로 시민 앞에 서야 한다고 강조하며 총리까지 지낸 분이 국가 예산을 선거에 활용하려는 듯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일갈했다.

 

홍석준 전 의원의 비판은 더욱 수위가 높았다. 홍 전 의원은 김 전 총리를 정치 철새에 비유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지난 2016년 당선되었다가 2020년에 낙선하자마자 집을 팔고 수도권으로 떠났던 인물이 이제 와서 다시 대구를 기웃거리는 것은 전형적인 정치 철새의 면모라는 주장이다. 그는 양평에서 노후를 보내던 김 전 총리가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정치 말년에 망신당하지 마시라는 독설에 가까운 충고를 건넸다. 또한 김 전 총리가 시장이 되면 예산 폭탄이 떨어질 것처럼 민주당이 바람을 잡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오히려 대구가 예산 차별을 받았던 기억을 시민들은 잊지 않고 있다며 선심성 선동에 당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국민의힘의 이러한 격앙된 반응 뒤에는 무시하지 못할 여론의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의힘에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리얼미터가 영남일보 의뢰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국민의힘 대구시장 출마 후보 8명과의 1대1 가상 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과는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으나 주호영 의원과 추경호 의원 등 당내 거물급 인사들을 상대로도 각각 7.1%p와 9.9%p 차이로 앞서며 오차범위 밖 우세를 점했다. 다른 후보들과의 격차는 15% 안팎까지 벌어지며 보수 텃밭 사수에 비상이 걸렸음을 방증했다.

 

현재 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컷오프 가처분 신청 등 내부 파열음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까지 더해지자 당내 위기감은 극에 달한 상태다. 지역 국민의힘 관계자는 중앙당이나 공천위발로 절망적인 소식만 들려오고 있어 지역 분위기가 말이 아니라며 정말 상황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안방이라고 믿었던 대구에서마저 패배할 수 있다는 공포가 당 전체를 휘감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위기가 일시적인 현상일 뿐 결국 보수 결집이 일어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현재 시민들이 보내는 경고성 메시지는 중앙당의 공천 정리가 늦어지는 등 혼란스러운 분위기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래도 대구는 대구라며 후보가 확정되고 상황이 안정되면 민심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시간이 흐르면 보수 유권자들이 다시 결집하여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또 다른 지역 관계자 역시 시장 후보로 나선 지역 의원들이 각자의 전략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는 만큼 당이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민심도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진심으로 다가간다면 마지막 끈을 잡고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의지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선거를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대구 수성을 향한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김부겸 전 총리의 등판설로 시작된 대구시장 선거의 지각변동은 이제 여야 간의 사활을 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거물급 인사의 귀환과 이를 저지하려는 텃밭 수성론이 격돌하면서 대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과연 민주당이 김 전 총리를 앞세워 보수의 심장에 깃발을 꽂을 수 있을지 아니면 국민의힘이 내부 결속을 다져 안방을 지켜낼 수 있을지 전 국민의 시선이 대구로 쏠리고 있다. 대구 시민들의 선택이 어디로 향할지에 따라 향후 정국 주도권의 향방도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실시간 주요 뉴스